평화롭게 살던 중에 친구가 말하길,
"야 니 블로그가 루리웹에 올라갔어!"
허허, 최근에 아무 것도 쓴 글이 없었는데 조회수가 좀 높게 잡혀서 대충 어느어느 유머게시판에 올라갔을 것 같다는 추측 정도는 하고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루리웹이었군요.
뭐, 원래 트위터하면서 싸제끼는 제 몇몇 트윗들이 다른 사이트로 퍼날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놀라울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친구가 덧붙인 말이,
"거기서 니가 까이고 있어!"
나닛?
그래서 요령것 요령것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띠로리~~
제가 인터넷 탭을 많이 켜둔 것이 꽤 많이들 불편하셨나 봅니다.
최다 추천 댓글이 저렇더라고요.
사실 맨 처음에 제가 이런 댓글을 봤을 때는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아니 씨벌 내가 내 컴퓨터 좋아서 이렇게 쓰겠다는데 왜 남의 인터넷 생활 방식에까지 지랄이냐, 씹선비 새끼들아" 라고 대차게 씹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상당히 불쾌합니다.
덧붙여 제 블로그에 게시된 글들이 딱히 루리웹 분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이 아니고, 저도 썩 루리웹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걸 원인으로도 조금 충돌이 있더군요.
때문에 이런 충돌이 일어나게 만든 글쓴이에 대한 욕설도 홧김에 좀 싸버렸습니다.
대충 "나는 저런 지인이 없는데 왜 지인이랍시고 내 블로그 팔아서 추천딸을 치냐. 그리고 내 블로그는 절대 루리웹이 좋아할 블로그가 아닌데, 이런 폭탄을 루리웹에 던지다니, 미친 것이 아니냐."
이런 식으로 좀 떠들었습니다.
사실 이건 지극히 홧김에 내뱉은 말입니다.
일차적으로 제가 불쾌했던 부분은 내 인터넷 사용 방식에 뭔 처음 보는 양반들이 별 것도 아닌 사실 가지고 오지랖을 떨어대는 점이었고,
이차적으로 불쾌했던 부분은 위에서 말씀드렸다싶이, 루리웹과 제 블로그 사이의 근본적인 인식 문제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칸코레, 일베 등을 옹호하며 딴에는 논리적인 척을 한다"라는 댓글이 제 대가리를 빡돌게 만들었습니다.
글쓴이께서 글을 빠르게 삭제하셔서 댓글에 뭐라고 지껄여놨는지는 정확히 전해드릴 수 없군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보시다싶이 제 블로그는 칼럼이 주 목적인 블로그입니다. 때문에 어떤 논리적인 반론이라도 환영하는 편입니다.
근데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기 자신은 그 어떠한 논리적인 근거도 달아놓지 않았으면서 남의 글을 악의적으로 '대가리 좋은 척 하는 것'이라고 비방하는 말은 도대체 그 목적이 뭔지 궁금합니다.
스스로는 그저 비논리적인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점철해놓았으면서 남이 정성들여 쓴 글은 헛똑똑이의 좆문가질로 보였나 봅니다.
제가 일베도 꽤 싫어합니다만, 오유와 루리웹을 더 싫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왜 논리적으로 반론을 안 하고, 악의적이고 감정적인 비방 선동으로 타인이 애써 시간 들여 쓴 글을 쓰레기로 몰아가는지 모르겠군요.
자기가 지껄이는 말에는 논리의 ㄴ자도 없이 그냥 인신공격만 떠들어대면서 남의 글에다가 논리 타령하는 것은 굉장히 비겁하고 치졸한 짓입니다.
제가 이것 때문에 존나게 빡돌아가지고 트위터에서 말을 엄청나게 험히 했습니다.
저는 글 한 편 쓰는데 족히 15시간은 잡고 쓰는데, 몇 초짜리 댓글한테 논리 드립을 들어처먹으니 기분이 좋을 수가 있습니까?
게다가 제가 쓴 글들은 대체로,
"일베를 단순히 악마화하고 혐오한다해서 해결되는 일은 없다. 좀 더 생산적으로 접근해야한다."
"과연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일본인들이 정치적인 생각이란 걸 하고 2차 대전을 모에화할까?"
이런 식으로 결론을 맺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들 눈에는 이게 단순한 옹호로 보였나 봅니다.
최근 오유에 올라온 글이 하나 생각나더군요.
하 진짜 있을곳이 못돼버렸네요 여기
아까 대리를 머리 어쩌고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뭐 베충용어? 야갤러가 쓴다 야민정음? 그딴거 모르고 그냥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82054
제가 보기엔 루리웹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제대로 읽지도 않고 악의적으로 타인을 악마화하고,
"쟤는 XX를 옹호하니까(혹은 그런 것처럼 보이니까) 논리적이지 못해"
라고 떠들어댑니까.
본인들 스스로가 논리적인지, 아닌지 생각해볼 반성은 없습니까.
이런 것도 없으면서 무슨 일베에 대해 우월의식을 느끼고 나자빠졌습니까.
위의 오유 글에서 인용 하나 하겠습니다.
"겉으론 베충이와 싸우지만 실제로 속은 그냥 키보드워리어지 베충이랑 다를 바가 하나도 없어요. 그냥 만만한 베충이 잡고 여론에 휩쓸려서 베충이랑 싸우는 척 하면서 누가 됐던, 베충이건, 아니건 공격하고 보는거지."
피해는 엄한 분이 보셨더군요.
글쓴이분께서 사과를 하고 계시덥디다.
글쓴이분께는 개인적인 악감정이 없습니다.
웃자고 올린 글인데, 문제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냥 이런 충돌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라 생각하여 제가 성급하게 글쓴 분을 욕했는데, 이건 제가 정말 사과드립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이 제가 사과할 부분입니다. 제가 화가 난 부분은 분명히 댓글인데 성급하게 글쓴 분을 욕하고 말았군요. 죄송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루리웹 커뮤니티에는 상당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안 한글, 안 사요'는 이미 루리웹 비웃을 때 쓰이는 전형적인 대사죠.
물론 '그건 일부의 이야기' 라며 반론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일부의 이야기란 게 틀린 말도 아니죠.
다만 그 '일부'라는 말이 핑계로 들리는 것은 저뿐일까요? 덧붙여 그 '일부'라는 말로 저를 설득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루리웹을 공론적으로 씹어대고 있지는 않습니까?
타 커뮤니티, 외부인들이 왜 작금의 루리웹을 욕하고 있는지, 그걸 깨닫지 못하면 영원히 비웃음당할 겁니다.
댓글로 테러를 뿌리던가, 비추 폭탄을 던지던가, 뭐 그런 건 자유입니다.
전부 읽어보시고, 아직도 제가 일베충이나 매국노처럼 느껴지신다면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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